2일 차 아침이 밝았습니다. 전체적인 일정은 아래와 같습니다.
전날에 인피니티 풀에 들어가지 못해서 아침에 수영하고 조식을 먹기로 했어요. 방에서 씻고 수영복으로 갈아입고 가운 걸치고 올라가면 됩니다. 7시쯤 올라가니 사람이 하나도 없더라고요. 선베드에 누워서 사진도 찍고, 풀 안에 들어가 끝쪽에서 사진도 찍고, 배영도 하고 다른 사람 어깨 잡고 수영도 하니 힘들더라고요. 수영장 자체가 굉장히 넓고 이른 시간엔 사람도 없어서 수영 잘하시는 분들은 제대로 수영도 할 수 있겠더라고요. 튜브는 따로 빌려주지 않습니다만 가져온 건 사용해도 된다고 하더라고요. 엄청 높은 야외에서 수영하는 건 또 색다른 느낌이었어요. 상당히 좋았습니다만 공복에 운동한 셈이라 너무 힘들어서 40분 정도 있다가 내려갔어요.
조식은 타워 1 로비쪽에 있는 RISE에서 먹었어요. 들어갈 때 대기줄이 있으면 주스 달라해서 미리 마실 수도 있어요. 뷔페인데 입구 쪽에 음식이 몰려 있어서 안쪽 자리에 앉을 경우엔 좀 왔다 갔다 불편하긴 합니다. 음식은 꽤 다양하게 있습니다. 달걀 프라이나 오믈렛, 국수 같은 건 즉석에서 해주기도 하고요. 과일도 웬만큼은 있어요. 블러드 오렌지를 여기서 처음 먹어봤는데 맛있더라고요. 다 괜찮아서 조식임에도 불구하고 생각보다 많이 먹었네요.
조식 먹고 올라가 짐을 싸서 체크아웃 준비하니 10시 반쯤이었습니다. 익스프레스 체크아웃이나 체크인 했던 쪽 가서 카드 주면 체크아웃됩니다. 컨시어지 쪽에서 짐을 맡기면 확인증 주는데 나중에 찾을 때 필요하니 잃어버리지 않도록 해야 합니다.
체크아웃하고 오차드 로드로 갔어요. 마리나 베이 샌즈 앞에서 버스 타면 바로 간다길래 탔는데, 106번 버스가 두 개가 있더라고요? 잘못 타서 중간에 내려서 그냥 전철 타고 갔습니다. 오차드 로드는 엄청 큰 쇼핑거리입니다. 근데 가격이 막 엄청 싼 것도 아니고, 뭔가 쇼핑할 것도 없고, 바로 옆 건물에 있던 매장이 그 옆 건물에도 있고 이래서 그냥 건물 구경하면서 더위 피해서 건물 안으로 걸어 다녔어요. 12시 30분에 식당 예약을 해둬서 시간 맞춰 뎀시 힐로 이동했습니다.
중식은 Candlenut에서 먹었어요. 미슐랭 원스타라는 오마카세에서 영감을 얻은 아마카세라는 메뉴를 갖고 있는 곳입니다. 12시 15분쯤 도착했는데 바로 들어갈 수 있었어요.
코스로 나오는데, 저런 식으로 애피타이저와 본식, 후식 이렇게 줍니다. 서버가 요리 나올 때마다 요리에 관한 설명을 다 해주십니다. 요리는 전체적으로 무난했어요. 솔직히 기대한 것만큼은 아니었습니다. 근데 이게 조식을 많이 먹고 가서 그런 건지 그냥 그런 맛인 건지 확실하지가 않네요. 혹시 드시게 되면 본식에 나온 과일 샐러드는 소스가 한국의 간장 같은 거라 드셔보시고 전체적으로 버무리세요. 음식 설명할 때 버무리래서 처음에 버무리니까 좀 짜게 느껴지더라고요. 후식은 셔벗 같은 디저트인데, 아래에 깔린 젤리가 맛있었어요. 뒤에 보이는 바나나잎에 싸인 건 한국의 약밥 비슷한 느낌입니다. 식사 시간은 약 1시간 반정도 걸렸어요. 여기는 맛없는 건 아닌데 뭔가 다른 사람에게 추천하지는 않을 것 같아요. 이번 여행에서 제일 비싼 식당이었는데 아쉬웠습니다.
다 먹고 뎀시 힐을 구경했어요. 뭐 특별하게 많이 있지는 않습니다. 편집샵 구경 해주고 그냥 이런데가 있구나 정도로 둘러봤어요. 다음 목적지인 보타닉 가든으로 이동했습니다. 도보로 이동했는데, 구글 맵 따라 갔는데, 입구가 입구가 아니더라고요? 이번 여행에서 깨달았는데 구글 맵이 생각보다 별로더라고요. 예전에 해외에 살 때는 잘 썼는데 나라가 달라서 그런 건지 뭔지 모르겠으나 가라는 데로 가도 제대로 나오지 않는 경우가 많더라고요. 교통 편도 더 가깝거나 빠른 거 있는데도 제대로 안 알려주고... 아무튼 꽤 걸어서 보타닉 가든에 갔습니다.
상당히 큰 공원이에요. 저희 가족이 다 더위에 약해서 공원을 전부는 못 돌고 1/3정도만 돈 것 같아요. 중간중간 너무 더우면 들어갈 건물들도 있어서 다 보려면 볼 수도 있긴 합니다. 역시나 오후가 되니 뇌우가 난리였어요. 자판기 있는 쉼터에서 비가 잦아들 때까지 기다리다 움직였습니다.
유료 입장이기도 하고 여행의 주인공인 아버지가 그렇게 식물을 좋아하진 않으셔서 오키드 가든은 가지 않았어요. 오키드 가든도 가고 전체적으로 돌려면 3시간은 잡아야할 것 같더라고요. 오후 말고 오전에 일찍 돌면 좋을 것 같아요. 보타닉 가든에서 나와 가든스 바이 더 베이로 전철을 타고 이동했습니다.
마리나 베이 샌즈 바로 옆에 있는 가든스 바이 더 베이도 큰 공원입니다. 클라우드 포레스트랑 플라워 돔은 유료 입장이구요. 전철역에서 클라우드 포레스트까지 걸어가며 주변을 구경했습니다. 길을 건너는 커다란 도마뱀도 보고 신기했어요. 길이 잘 되어 있어서 그런지 러닝 하는 사람들이 상당히 많았습니다. 저녁 먹기 전에 클라우드 포레스트를 먼저 갔어요. 티켓은 마이리얼트립에서 결제했어요. 휴대폰으로 QR코드만 보여주면 돼서 상당히 편하더라고요.
들어가자마자 보이는 폭포입니다. 클라우드 포레스트의 중심이에요. 이 구조물이 중심이 되어 외부에 있는 식물들과 안에 있는 전시실을 볼 수 있는 온실입니다. 온실임에도 생각보다 온도가 낮았어요. 열대 식물인데 괜찮나 싶을 정도로 에어컨이 빵빵합니다. 구조물 위로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가 계단이나 경사로로 내려오면서 구경을 할 수 있습니다. 상당히 많은 신기하게 생긴 한국에서는 잘 못 보는 식물들을 보다 보면 시간이 훌쩍 지나가요. 층마다 전시실 같은 것도 있어요. 사람이 많기는 한데, 사진 찍는데 문제 될 정도로 많지는 않았어요. 다 둘러보는데 45분 정도 걸렸습니다. 클라우드 포레스트를 다 구경하고 나오면 기념품샵으로 나올 수 있습니다. 반대편에 있는 플라워돔을 나올 때도 같은 기념품 샵으로 나오게 됩니다. 여기서 파는 걸 공항 면세점에서도 팔긴 했는데, 오히려 면세점이 더 비싼 것들도 있더라고요.
저희 집이 저녁을 일찍 먹는 편이라 저녁 먹으러 사테 바이 더 베이로 이동했습니다. 원래 계획은 밥을 먹고 플라워 돔 보고 수퍼 트리쇼까지 보고 숙소로 이동하는 거였어요.
사람 제일 많은 사테집에서 시켰는데, 오래 걸리긴 오래 걸리더라고요. 점심을 많이 먹기도 했고, 다음에 갈 숙소 앞에 음식점도 많아서 많은 양을 시키진 않았습니다. 그냥 무난한 맛이었어요. 슈퍼 트리쇼를 보고 짐 찾아서 숙소로 가면 9시가 넘어서 저녁 먹기엔 너무 늦어서 여기서 먹었는데, 저녁을 일찍 안 먹거나, 사테를 다른 데서 먹었다 하면 굳이 여기서 먹는 건 추천하지 않습니다. 그리고 후술 할 플라워 돔 때문이라도 저녁은 좀 늦게 먹는 게 더 좋을 것 같아요.
식사를 하고 플라워돔으로 갔습니다. 클라우드 포레스트와 마찬가지로 QR로 입장했고요. 플라워 돔은 여러 지역의 식물들을 지역따라 구분해 두고 둘러볼 수 있게 해 두었어요. 저희가 저녁 먹고 들어간 게 19시 좀 안 되었을 때인데, 해가 질 때쯤이라 온실 안이 어두웠습니다. 식물들이 제대로 잘 안보였어요. 그래서 저녁 먹고 들어가기보단 먼저 구경하고 저녁을 먹을 걸 후회했습니다. 잘 보이지도 않아서 클라우드 포레스트 볼 때만큼의 감흥은 없었어요. 사진도 제대로 안 찍히고요. 갔을 때 모네의 인상이라는 전시가 있어서 그거 구경하고 나왔습니다. 작진 않은데, 제대로 구경을 못 해서 그런지 좀 작은 느낌이었어요.
플라워 돔을 나와서 마리나 베이 샌즈 쪽으로 이동하며 조명 켜진 나무들을 구경했습니다. 밤 되니 좀 시원해져서 그런지 러닝하는 사람들이 훨씬 많이 늘었더라고요. 슈퍼 트리 쇼 보러 가는 사람들도 꽤 많았고요. 저희는 피곤하기도 하고 전날 객실에서 보기도 했고 그래서 그냥 짐 찾아 다음 숙소로 이동하기로 했어요. 전체적으로 조명이 엄청 밝은 느낌은 아니고 나무들이 한국에 비해 훨씬 크고 울창해서 어두워지면 좀 무섭게 느껴지기도 했습니다. 아, 그리고 마리나 베이 샌즈로 연결되는 다리 같은 걸로 가면 컨시어지 쪽으로 갈 때 좀 돌아가야 해요. 그냥 외부 길로 가는 게 나을 수도 있습니다.
짐 찾아서 파라독스 싱가포르 머천트 코트로 전철 타고 이동했어요. 근데 호텔 바로 앞에 역이 있는데도 좀 떨어진 데로 알려주더라고요. 15분 정도 도보로 이동했는데 알려준 대로 갔다가 바로 앞에 역 있는 거 보고 얼마나 황당했는지 모릅니다. 심지어 도보로 이동할 때도 공사하는 곳을 지나가라고 해서 빙 둘러가느니라 시간도 더 허비했네요. 호텔이 클락 키 바로 앞이라 큰 쇼핑몰도 있고, 주변에 음식점도 많습니다. 리버 크루즈를 탈 수도 있고요. 근처 돌아다닐 분들에겐 위치는 좋아요. 저녁 늦게 체크인을 해서 그런지 말로는 업그레이드라고 하는데 2층 방을 주더군요. 풀 바로 옆이라 아침엔 소음이 들렸고, 방 하나는 옆에 스태프룸인지 뭔지 상당히 시끄러웠다고 하더라구요. 여행 끝나고 말해줘서 바꿔달라 요청을 못한 게 아쉽네요. 전날 마리나 베이 샌즈에서 자서 상대적으로 더 안 좋게 보이긴 했는데, 방 자체는 꽤 넓어요. 화장실도 좁진 않았어요. 다만 온수가 상당히 늦게 나왔고, 약간의 곰팡이 냄새가 나는 건 어쩔 수 없었습니다.
이렇게 이틀차 여행을 마무리 했습니다. 플라워 돔을 좀 더 일찍, 해가 떠 있을 때 갔으면 좋았을 거예요. 저희는 안 봤지만 우기에 슈퍼 트리쇼 보러 가는 분들은 꼭 바닥에 뭐 깔 거 가져가세요. 오후에는 비가 네다섯 시간 내렸어요. 공연 당시에 비가 안 내려도 그때까지 바닥이 안 마릅니다.
다음 글도 조만간 가져올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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